[혜윰노트-강민정] 청년이 정착하는 ‘청정지역’
도시 청년을 지방서 1년 살게 한 소셜벤처 프로젝트… 섬세한 접근이 청년 일자리 만든다
강민정 한림대 사회혁신경영 융합전공 교수
가을이 막 겨울로 바뀌어가는 계절에 강원도 영월 석항트레인스테이에 학생들과 함께 다녀왔다. 올해 8월 ㈜오요리아시아가 위탁경영을 맡아 재개장하게 된 석항트레인스테이는 복합문화공간을 겸비한 게스트하우스다. 폐광지역 마을살리기라는 지역혁신 의제에 사회적 기업의 혁신성을 결합한 곳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석항트레인스테이와 같은 지역혁신 비즈니스가 많이 생겨나면 지역에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청년들이 지역에 와서 취업하고 창업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아이디어를 모았다.
이 자리에는 소셜벤처 점프(JUMP)의 이의헌 대표도 있었다. 점프는 교육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들로 하여금 취약계층 청소년을 가르치도록 하고, 사회인 멘토와 대기업의 장학금을 통해 대학생들의 봉사가 지속가능하도록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그 모델을 확산해왔다.
점프의 활동이 그동안 서울, 부산, 대구와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모델이었다면, 올해 시작한 ‘청정(靑停)지역 프로젝트’는 농어촌 지역의 교육 불평등 문제와 청년인구 감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자리를 함께했다. 청년이 머무르는 지역을 일컫는 청정지역을 내세운 이 프로젝트는 도시 청년들의 지역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정착하도록 지원한다. 청년들은 지역에서 최대 1년 동안 경제활동과 교육봉사를 함께 수행하게 되는데,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며 경험을 쌓고 진로를 계획하며 지역에서의 일과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일종의 갭이어(gap year)를 부여한다.
지역의 중소기업과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비영리단체, 관공서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청년들이 전문성과 안정감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과 안전한 주거 환경 등을 제공하고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적응을 돕는다. 이 프로젝트로 매년 50~100명의 청년들이 지역을 경험하게 된다면 도시 청년들의 지역에 대한 인식이 변하게 되고 소수라도 지역에 남게 된다면 지역기업들은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청년들의 교육 봉사를 통해 지역 청소년의 교육소외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점프는 올해 10월에 제주 올레, 서귀포시교육발전기금과 협력하여 4개월 프로그램으로 제주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제주 올레에서 홍보마케팅 관련 일을 하고, 서귀포시 지역아동센터 아동과 청소년 대상 기초학습 지도 등의 활동을 병행하였다. 활동기간 중 주 1회 정도는 청년의 진로 및 인생의 항로 결정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멘토링이 제공되었다. ‘청정지역 제주’에는 3~4명을 뽑는 데 지원자가 100명 이상 몰렸다.
지역에서 인구가 감소하고 청년이 떠나는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니 지역 기업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다. 반면 청년들은 보다 나은 교육과 취업을 위해 서울로 몰려들지만 대다수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불안정한 노동에 편입되고 있다. 지역혁신 비즈니스는 청년 일자리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를 실현하려면 청정지역 프로젝트와 같은 세심한 설계와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점프는 전국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확산하려고 노력 중인데, 오요리아시아가 영월에서 이룬 성과를 계기로 이 지역에서 추진을 제안하고 있고 우리 대학도 참여 방안을 모색 중이다.
청정지역 프로젝트는 지역기업에 청년취업 연계를 넘어 궁극적으로 도시와 지역의 청년들이 협력해 지역혁신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가 아닐까.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며 아이디어를 많이 내주었다. 현재 책정된 월 200만원 수준의 급여는 적정해 보이지만, 더 중요한 건 청정지역에서의 경험이 자신의 삶에 정말 유익한 경험인지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것이라고 했다.
청정지역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들이 자신의 일과 삶의 대안을 찾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란다. 도시의 편리함과 무한경쟁의 가치를 잠시 내려놓고 지역의 삶을 경험할 수 있는 지역혁신 비즈니스에 적극 도전했으면 좋겠다.
[출처] 국민일보 - 혜윰노트
[원문 링크]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49299&code=11171427&cp=n
[혜윰노트-강민정] 청년이 정착하는 ‘청정지역’
도시 청년을 지방서 1년 살게 한 소셜벤처 프로젝트… 섬세한 접근이 청년 일자리 만든다
강민정 한림대 사회혁신경영 융합전공 교수
가을이 막 겨울로 바뀌어가는 계절에 강원도 영월 석항트레인스테이에 학생들과 함께 다녀왔다. 올해 8월 ㈜오요리아시아가 위탁경영을 맡아 재개장하게 된 석항트레인스테이는 복합문화공간을 겸비한 게스트하우스다. 폐광지역 마을살리기라는 지역혁신 의제에 사회적 기업의 혁신성을 결합한 곳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석항트레인스테이와 같은 지역혁신 비즈니스가 많이 생겨나면 지역에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청년들이 지역에 와서 취업하고 창업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아이디어를 모았다.
이 자리에는 소셜벤처 점프(JUMP)의 이의헌 대표도 있었다. 점프는 교육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들로 하여금 취약계층 청소년을 가르치도록 하고, 사회인 멘토와 대기업의 장학금을 통해 대학생들의 봉사가 지속가능하도록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그 모델을 확산해왔다.
점프의 활동이 그동안 서울, 부산, 대구와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모델이었다면, 올해 시작한 ‘청정(靑停)지역 프로젝트’는 농어촌 지역의 교육 불평등 문제와 청년인구 감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자리를 함께했다. 청년이 머무르는 지역을 일컫는 청정지역을 내세운 이 프로젝트는 도시 청년들의 지역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정착하도록 지원한다. 청년들은 지역에서 최대 1년 동안 경제활동과 교육봉사를 함께 수행하게 되는데,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며 경험을 쌓고 진로를 계획하며 지역에서의 일과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일종의 갭이어(gap year)를 부여한다.
지역의 중소기업과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비영리단체, 관공서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청년들이 전문성과 안정감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과 안전한 주거 환경 등을 제공하고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적응을 돕는다. 이 프로젝트로 매년 50~100명의 청년들이 지역을 경험하게 된다면 도시 청년들의 지역에 대한 인식이 변하게 되고 소수라도 지역에 남게 된다면 지역기업들은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청년들의 교육 봉사를 통해 지역 청소년의 교육소외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점프는 올해 10월에 제주 올레, 서귀포시교육발전기금과 협력하여 4개월 프로그램으로 제주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제주 올레에서 홍보마케팅 관련 일을 하고, 서귀포시 지역아동센터 아동과 청소년 대상 기초학습 지도 등의 활동을 병행하였다. 활동기간 중 주 1회 정도는 청년의 진로 및 인생의 항로 결정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멘토링이 제공되었다. ‘청정지역 제주’에는 3~4명을 뽑는 데 지원자가 100명 이상 몰렸다.
지역에서 인구가 감소하고 청년이 떠나는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니 지역 기업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다. 반면 청년들은 보다 나은 교육과 취업을 위해 서울로 몰려들지만 대다수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불안정한 노동에 편입되고 있다. 지역혁신 비즈니스는 청년 일자리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를 실현하려면 청정지역 프로젝트와 같은 세심한 설계와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점프는 전국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확산하려고 노력 중인데, 오요리아시아가 영월에서 이룬 성과를 계기로 이 지역에서 추진을 제안하고 있고 우리 대학도 참여 방안을 모색 중이다.
청정지역 프로젝트는 지역기업에 청년취업 연계를 넘어 궁극적으로 도시와 지역의 청년들이 협력해 지역혁신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가 아닐까.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며 아이디어를 많이 내주었다. 현재 책정된 월 200만원 수준의 급여는 적정해 보이지만, 더 중요한 건 청정지역에서의 경험이 자신의 삶에 정말 유익한 경험인지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것이라고 했다.
청정지역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들이 자신의 일과 삶의 대안을 찾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란다. 도시의 편리함과 무한경쟁의 가치를 잠시 내려놓고 지역의 삶을 경험할 수 있는 지역혁신 비즈니스에 적극 도전했으면 좋겠다.
[출처] 국민일보 - 혜윰노트
[원문 링크]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49299&code=11171427&cp=n